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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2016년 28번 어법

softmachine 2021. 7. 12. 09:11

28. 다음 글의 밑줄 친 부분 중, 어법상 틀린 것은? [3점]
The Greeks’ focus on the salient object and its attributes led to ① their failure to understand the fundamental nature of causality. Aristotle explained that a stone falling through the air is due to the stone having the property of “gravity.” But of course a piece of wood ② tossed into water floats instead of sinking. This phenomenon Aristotle explained as being due to the wood having the property of “levity”! In both cases the focus is ③ exclusively on the object, with no attention paid to the possibility that some force outside the object might be relevant. But the Chinese saw the world as consisting of continuously interacting substances, so their attempts to understand it ④ causing them to be oriented toward the complexities of the entire “field,” that is, the context or environment as a whole. The notion ⑤ that events always occur in a field of forces would have been completely intuitive to the Chinese.

* salient: 현저한, 두드러진 ** levity: 가벼움


The Greeks’ focus on the salient object and its attributes led to ① their failure to understand the fundamental nature of causality.

첫 문장 읽는데 좀 기분이 안 좋더군요. salient라는 낯선 단어에다가, salient의 뜻을 알려줘도 salient object의 의미가 명확하게 와닿지 않아서 였습니다. 형용사나 부사 (심지어 동사) 같은 것들은 뜻을 몰라도 아주 답답하지는 않죠. 하지만 명사구는 다릅니다. 명사는 어느 언어에서건 힘이 가장 세고 다른 모든 문장 성분들이 사라져도 최후에 남아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품사거든요. 그래서 이 명사의 정체를 모를 때 우리는 불안해 집니다. '두드러진 물체/대상'라는 게 뭘까요. 여러 개의 대상이 섞여 있는 공간에서 두드러지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하나의 물체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구글을 해보니 관련 이미지가 쭉 뜨네요. 싸이트 가입 할 때 로봇이 자동 가입하는 거 걸러내려고 퀴즈 내는 거 보신 적 있나요. '다음 중 자전거가 들어간 사진을 고르세요', '신호등이 들어간 사진을 고르세요' 같은 거요. 그런 게 뜹니다. 과학 쪽에서 쓰이는 용어 같습니다.) 일단 '뚜렷하게 보이는 물체' 정도로 이해를 하고 넘어가죠.

The Greeks’ focus on the salient object and its attributes 까지가 주어네요. '그리스인들의 눈에 보이는 물체와 그것의 속성에 대한 집중' 이렇게 됩니다. 'lead to~'는 '~한 결과를 낳다', '~한 결과로 이어지다' 이런 뜻이죠. casualty는 인과성이라는 뜻입니다. 쉬운 단어는 아닙니다. cause and effect, 인과 관계의 그 cause에서 온 말이겠죠. '인과성의 기본적인 속성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의 실패로 이어졌다' 자세히는 몰라도,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해서 지나치게 집중을 하다보니 어떤 현상들의 인과관계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여러 오류를 저질렀다, 뭐 이런 의미 같습니다. 이런 예측이 맞냐, 안맞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독해를 할 때 지문의 흐름을 읽으려 노력하고 그 뒤의 내용들을 짐작하며 읽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1번의 their는 앞에 나온 복수 명사 Greeks를 받으니까 맞죠.

Aristotle explained that a stone falling through the air is due to the stone having the property of “gravity.”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설명했대요. '공기 중에서 떨어지는 돌은 gravity의 속성을 가진 돌이기 때문이다'라고요. gravity는 우리가 뜻을 알고 있는 단어이지만 '중력'의 속성이라고 하면 뭔가 좀 어색해서 그냥 그대로 뒀습니다.

But of course a piece of wood ② tossed into water floats instead of sinking. This phenomenon Aristotle explained as being due to the wood having the property of “levity”!

그런데 우리가 다 알다시피, 물에 던져진 나무는 가라앉지 않고 떠있게 되죠. gravity의 속성 때문에 물체가 공중에서 떨어진다면 물에서도 가라앉아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단 말예요. 뭔가 아귀가 안맞죠.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현상에 대해서는 levity의 속성을 가진 나무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을 했대요. 중력의 속성을 가진 건 떨어지고 가벼움을 속성을 가진 건 물에 뜬다고 설명을 한 거죠. 현상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지 않고 각각의 물체에 따라 다른 속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결과가 얻어진다고 한 거예요.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이 궤변이라는 것을 알고 있죠. 설령 우리가 아직 부력의 존재에 대해 모른다 하더라도 그의 설명에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는 것은 금방 눈치챌 수 있습니다. 그는 그저 눈앞에 보이는 현상 하나하나를 설명하는 데에만 급급했던 겁니다.

2번은 '던져진' 이런 의미가 돼야 하니까 tossed 맞습니다. which is tossed into... 에서 which is가 생략된 겁니다. 이 설명이 어렵다 싶으면, 그냥 '명사 뒤에는 현재분사든, 과거분사든 올 수 있다' 이렇게 이해하고 지나가셔도 돼요. 사실 뒤의 설명이 언어의 본질에 더 맞을 겁니다.

In both cases the focus is ③ exclusively on the object, with no attention paid to the possibility that some force outside the object might be relevant.

'두 경우 모두에 있어서 포커스는 전적으로 물체에만 가 있다, 물체 바깥의 어떤 힘이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는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은 채로.' 해석은 이렇게 됩니다.

일단 3번, 어법 문제에서 부사(나 형용사)에 밑줄이 그어져 있을 때는 그 뜻을 물어보는 게 아니에요. 의미와 관련해서는 어법 문제 바로 다음 문제로 출제되는 'A, B, C의 각 네모 안에서 문맥에 맞는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하고서 두 개 중에 하나 고르는 문제에서 내는 거고요, 어법에서는 부사를 쓰는 게 맞냐, 형용사를 쓰는 게 맞냐 이것만을 물어보는 겁니다. 착각을 하시면 안돼요. (아주 예전에 late, lately 같이 형용사, 부사일 때 각각 뜻이 다른 걸 알고 있냐를 묻는 문제가 출제된 적이 있는데 이건 아주 예외적인 경우였습니다.) 3번은 '오로지', '전적으로' 이런 뜻이 돼서 'be동사 (on~), ~에 있다'를 수식하는 부사가 오는 게 맞죠. 그래서 exclusively가 맞습니다.

with no attention paid... 이 부분은 소위 with 분사구문이라고 하는 것이죠. '~한 채로', '~하면서' 이렇게 해석되는 것이요. 분사구문 파트 찾아보시면 됩니다. 아주 중요한 문법이고 원어민들이 많이 쓰는 표현 방식이에요. 그리고 possibility that... 이 부분은 동격의 that이네요. '~라는 가능성' 이렇게 해석이 될 수밖에 없죠. 이 블로그에서 '동격'으로 검색해 보시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내용은 이해가 되시죠. 물체 그 자체만 볼 게 아니라 그 물체에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힘들도 전체적으로 고려를 해야 하는데 그러질 않았다는 얘기네요.

But the Chinese saw the world as consisting of continuously interacting substances, so their attempts to understand it ④ causing them to be oriented toward the complexities of the entire “field,” that is, the context or environment as a whole.

하지만, 중국인들은 그러지를 않았답니다. 그들은 세상을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물질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 것이죠. 'consist of'는 '~로 구성되어 있다'로 우리말로는 수동처럼 해석이 되는 표현입니다. 영영사전을 찾아보면 아예 to be composed (of), be formed (of)로 나와요. 알아두시는 게 좋아요. It is consisted of 이러면 틀립니다.

그 뒤에 컴마 나오고 so... 이렇게 새로운 절이 시작이 됩니다. 그런데 their attempt가 주어로 왔는데 그 뒤에 cause가 동사꼴이 아니라 분사로 나왔네요. 결론을 먼저 얘기하자면 이 문제에서는 이게 답이 되는데 분사라는 것만으로 틀린 게 되는 건 아니에요. 이 뒤에 다른 서술어가 제시가 되고 분사는 분사대로 뜻이 맞아 떨어지면 되는데 여기서는 다른 서술어가 안 나와서 이게 틀린 겁니다. '서술어가 와야 할 자리에 분사가 와서 틀렸다'고만 하면 완전히 맞는 설명은 아니라는 거예요. 본질적으로는, '문장에 서술어가 없어서 틀린 문장'이고, 문맥을 고려해서 틀린 부분을 찾아 바로 잡아보면 causing을 caused로 바꾸는 게 되겠습니다.

The notion ⑤ that events always occur in a field of forces would have been completely intuitive to the Chinese.

여기의 that도 동격의 that이네요. 앞에 나온 명사 notion의 속을 채워주는 that절입니다. 관념인데 어떤 관념이냐 하면 '사건들은 항상 힘들의 장 안에서 벌어진다'라는 관념, 이렇게 되는 거죠. 맞게 쓰였습니다. 동격의 that이 한 지문에 두번이나 나왔네요. 동격의 that 잘 알아두셔야 합니다.

아, 마무리 하려고 보니 처음의 salient가 다시 눈에 밟히네요. 지문을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차라리 이 단어를 빼버렸어도 됐을 거 같아요. 굳이 뜻까지 따로 줘가며 꼭 썼어야 했나 싶네요. 차라리 concrete object나 physical object라고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