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평

[고3 학평] 2021년 4월 29번 어법

softmachine 2021. 6. 29. 22:29

29. 다음 글의 밑줄 친 부분 중, 어법상 틀린 것은? [3점]

The world’s first complex writing form, Sumerian cuneiform, followed an evolutionary path, moving around 3500 BCE from pictographic to ideographic representations, from the depiction of objects to ①that of abstract notions. Sumerian cuneiform was a linear writing system, its symbols usually ②set in columns, read from top to bottom and from left to right. This regimentation was a form of abstraction: the world is not a linear place, and objects do not organize ③themselves horizontally or vertically in real life. Early rock paintings, thought to have been created for ritual purposes, were possibly shaped and organized ④to follow the walls of the cave, or the desires of the painters, who may have organized them symbolically, or artistically, or even randomly. Yet after cuneiform, virtually every form of script that has emerged has been set out in rows with a clear beginning and endpoint. So ⑤uniformly is this expectation, indeed, that the odd exception is noteworthy, and generally established for a specific purpose.

*cuneiform: 쐐기 문자 **regimentation: 조직화

어우.. 이런 지문 좀 별로지 않나요. 어려운 단어도 많고 뭔 얘긴지 잘 파악도 안되고 ㅎㅎ

세상에 처음으로 등장한 복잡한 문자 형태였던 수메르의 쐐기 문자는 진화적인 경로를 따라갔답니다. 진화적인 경로라는 말이 낯선 개념이죠. 이 말에 대한 부가 설명이 바로 이어지네요. 픽토에서 이데오, 다시 말해 눈에 보이는 대상 (object)의 묘사로부터 추상적인 관념의 묘사로 이동했대요. 픽토그래픽, 이데오그래픽 이런 단어 저도 모릅니다. 이런 경우, 최대한 어원에 대한 지식을 끄집어 내서 뜻을 유추해 볼 수밖에 없는데 다만 교과 과정 외의 단어인데도 뜻을 안주는 경우라면 지문 내에서 뜻을 우회적으로 알려주거나 또는 몰라도 글의 이해에 지장이 없다는 믿음을 갖고 그냥 꾸역꾸역 하는 거예요. 여기서는 풀어서 한번 더 설명을 해준 경우가 되겠네요.

눈에 보이는 물건들, 물체들을 묘사하던 글자 체계에서 추상적인 관념을 묘사하는 쪽으로 옮겨갔으니 진화라고 볼 수 있는 거겠죠. 멧돼지, 물, 닭 이런 것만 쓰다가 사랑, 우정, 복종 이런 추상적인 관념까지 나타냈다는 얘기입니다.

1번은 비교할 때, 비교의 대상을 명시해줘야 한다는 것에 대한 선지네요. 우리 말로 '한국의 여름은 영국보다 덥다'라고 할 때, 우리는 이걸 틀렸다고 생각 안하죠. 하지만 영어에서는 '한국의 여름은 영국의 여름보다 덥다'라고 분명히 해야 한다는 거예요. 비교되는 대상끼리 짝을 맞추라는 거죠. 그런데 이때 반복되는 대상, 여기서는 '여름'은 명사 그대로 안쓰고 that이라는 대명사로 처리를 합니다. 맞게 잘 쓰였네요. (복수일 때는 those를 씁니다)

그리고 쐐기문자는 선형적인 글자였답니다. 세로단에 맞춰서 쓰였고 위에서 아래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표기를 했대요. linear라는 단어는 기억을 해두시는 게 좋습니다. 보통은 수학에서 1차식의 정비례처럼 하나가 변할 때 다른 하나가 일정하게 변할 때 쓰는 말인데 여기서는 중구난방으로 쓰는 게 아니라 선에 맞춰서 일정한 방식으로 쓰인다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2번은 묻는 게 뭘까요. 이 set과 뒤의 read는 통박으로 해석은 되지만 눈에 언뜻 들어오는 구조가 아닙니다. 질문을 바꿔서 뒤의 read는 발음이 어떻게 될까요. 현재형 '리드'일까요, 과거나 과거분사형 '레드'일까요. 주어가 its symbols니까 능동 'read'가 아님은 자명하죠. 이 구문은 독립분사구문이 수동태로 쓰인 것입니다. 수동태를 나타내는 being은 생략이 됐고요. 영어에서는 두개의 절이 접속사 없이 컴마로 연결될 수 없죠. 만약 그렇게 돼있다면, 돼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하나는 분사구문이거나 관계대명사의 계속적 용법이거나... 또 다른 가능성도 있겠지만 일단 생각나는 것은 이 두가지입니다. 'Sumerian cuneiform was a linear writing system,' 이 부분이 주절로 자리를 딱 잡고 있는 것이고 그 뒤의 set..., read...는 its symbols를 새로운 주어로 삼는 독립 분사구문인 겁니다. 그래서 타동사 set과 read가 모두 과거분사형으로 쓰인 것이고 해석도 '열에 따라 놓여지고, 위에서 아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혀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 문장은 Sumerian cuneiform was a linear writing system; its symbols usually were set in columns and read from top to bottom and from left to right. 이 문장과 같은 겁니다. 분사구문 처음 배울 때처럼 적절한 접속사를 찾고 없애고 하는 것은 이런 경우 무의미합니다.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정도로 보고 해석도 자연스럽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 선지는 분석을 이렇게 하지 않아도 그냥 제껴지네요. 어떻게 보든 복수 its symbols가 주어니까 동사 set은 현재든, 과거분사든 set이 맞지요. 그런데 만약 were set으로 나왔다면요? 그건 틀립니다. 두 문장이 접속사 없이 컴마로 연결됐으니까요. being이 생략된 수동태 독립분사구문으로 봐야만 옳은 문장이 됩니다. 쉽지 않은 문장이었어요.

3번은 재귀대명사인데 주어와 목적어가 같은 대상을 가리키느냐, 이것에만 주목하면 됩니다.

4번은 왜 물어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 to follow를 어떻게 해석해야 깔끔한지 잘 모르겠네요. 무난한 건 '~하기 위해' (목적) 같아요. 본동사 뒤에 동사가 오는 거니까 부정사든 분사든 동명사든 모양을 바꾸는 게 맞지요.

그 사이의 내용은, 이렇게 열에 맞춰서 쓰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추상 행위라는 거네요. 왜냐하면 자연계의 그 어떤 것도 이렇게 선형을 띄지 않으니까요. (맞는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우리는 지문에 복종하는 걸로...) 초기의 벽화들은 동굴 벽을 따라서 또는 작가의 욕망에 따라서 그려졌답니다. 이 말은 뒤의 randomly에서 보이듯 일정한 규칙 없이 그려졌다는 얘기죠. 동굴 벽화도 어떤 구도나 프레임에 대한 계획 없이 그냥 벽 모양을 따라서 되는대로 그렸다는 얘기 같습니다.

하지만 수메르 쐐기문자 이후로 등장한 모든 글씨는 열에 맞춰서 첫시작과 마지막이 명확한 상태로 쓰여졌다고 하는군요. 이러한 예측, 기대는 아주 한결같은 (예외가 없는) 것이어서 혹시 그 후에 이런 작성법을 따르지 않은 예외적인 문자가 나온 경우 그것은 주목할만한 것이고 어떤 특정한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하면서 글이 끝납니다.

5번은 도치 문장이에요. This expectation is so uniform that... 이 문장에서 so uniform이 강조를 위해 문장 앞으로 나갔어요. be동사 뒤에 주격보어로는 부사가 아니라 형용사가 옵니다. 그래서 부사 uniformly가 아니라 형용사 uniform이 맞습니다. 도치 문장이라는 것만 파악하면 되겠어요. 종종 나오는 패턴이에요. '너무나 ~해서 ...하다'와 같이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Such is 명사 (주어) that 같은 구문도 같이 눈에 넣어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