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학평] 2020년 3월 29번 어법
29. 다음 글의 밑줄 친 부분 중, 어법상 틀린 것은?
“You are what you eat.” That phrase is often used to ①show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foods you eat and your physical health. But do you really know what you are eating when you buy processed foods, canned foods, and packaged goods? Many of the manufactured products made today contain so many chemicals and artificial ingredients ②which it is sometimes difficult to know exactly what is inside them. Fortunately, now there are food labels. Food labels are a good way ③to find the information about the foods you eat. Labels on food are ④like the table of contents found in books. The main purpose of food labels ⑤is to inform you what is inside the food you are purchasing.
*manufactured: (공장에서) 제조된
**table of contents: (책 등의) 목차
첫 문장부터 좀 이상하죠? '너는 니가 무엇을 먹는가이다'? 이렇게 되면 독해가 이제 한없이 산으로 가는 겁니다. 관계사 파트에서 what이라는 놈은 되게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요. 관계사에서 항상 같이 등장하는 게 뭐죠? '선행사'입니다. 관계사절이 쓰이는 이유 자체사 선행사를 꾸며주는 것이기 때문에 관계사를 공부할 때나 관계사가 들어간 문장을 독해할 때나 항상 이 선행사 얘기가 나오기 마련이죠. 하지만 what은 소위 '선행사를 포함하고 있는 관계사'여서 선행사를 두지 않아요. 두면 안돼요. 이건 차차 배우기로 하고요.
이 'You are what you eat'은 관계사로서 공부하기 보다는 하나의 특별한 문형, 구문처럼 보시는 게 나아요. 어떤 존재의 성격을 규정하고자 할 때, 다소 선언적인 느낌으로 툭 던지는 식의 말입니다. 너라는 존재를 규정하는 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너라는 존재는 니가 먹는 것 그 자체이다, 이런 의미예요. 니가 먹는 것이 너의 존재를 규정한다 이런 의미입니다. 마찬가지로 'You are what you say'라고 한다면 (실제 있는 책 제목이에요) '너는 니가 말하는 것 그 자체이다', '니가 말하는 것에 따라서 너의 존재가 규정된다'는 뜻입니다. 이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참고로, be동사가 관계사와 같이 쓰이면서 '존재의 규정'의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가 더 있죠. 문법책에도 자주 등장하는 예문인데 'I am not the man who I used to be'라고 하면 '나는 예전의 그 남자가 아니다', 조금 의역을 하면 '나는 이제 과거와는 다르게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동사의 시제가 다른 점에 주목하세요. 앞에는 현재 시제 'am'이 왔고 뒤에는 과거 'used to be'가 왔죠. '현재의 나는 과거의 그 남자가 아니다' 이렇게 되는 겁니다. 여기서 'used to be'는 그냥 'was'해도 돼요. 'used to be'하면 'was'보다 현재와 더 확실한 거리감, 단절감을 둔다는 정도의 차이입니다. 어쨌든 앞의 you are what you eat 문장과 지금 이 문장은 눈에 넣어둬야 해요. 자꾸 보다보면 그 의미가 이해가 될 겁니다.
첫 문장을 잘 이해했다면 이제 그 뒤의 지문 내용이 어떻게 펼쳐질 지 대충 감이 올 겁니다. 아, 먹는 것에 대한 얘기가 나오겠구나, 먹는 것이 우리의 삶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얘기하겠구나 하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독해를 잘 하려면 이렇게 능동적인 읽기가 돼야 합니다. 뒤에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 예측도 해보고, 내가 지금 읽고 있는 문장이 앞에 나왔던 문장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지, 또 도대체 이 글 쓴 사람은 무슨 얘기를 하려고 글을 쓴 것인지를 항상 생각하면서 읽어야 돼요.
1번의 show에 밑줄이 가 있는 것은 'be used to' 표현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be used to는 전혀 다른 두가지 방식으로 쓰이죠. 하나는 일반적인 수동태 표현으로서 'be used' 이 자체에 촛점이 가있는 문장입니다. 그래서 해석도 그냥 '사용되다'입니다. 뒤에 붙는 to부정사는 '~하기 위해' (목적)으로 해석하면 되죠. I used it to make a chair (능동) <---> It was used to make a chair (수동) 이 관계라는 거예요. 더 볼 것도 없이 그냥 능동/수동 패턴으로 쓰인 be used 입니다.
반면에 be used to가 뒤에 동명사를 달고 오면 '~에 익숙하다'라는 뜻을 갖게 됩니다. 동사일 경우에는 동명사로 바뀌어서 오고, 명사일 때는 그냥 명사를 두면 됩니다.
'I'm not used to this place' 하면 '난 여기에 익숙하지 않아'가 됩니다. 명사 this place가 온 것이죠. 'I'm not used to living in this place' 하면 '난 여기서 사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가 되죠. live라는 동사가 동명사 living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나온 to는 to부정사 (to+동사원형)를 이끌어 내는 to가 아니라 그냥 전치사로서의 to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위의 be used to랑 아래의 be used to는 어떻게 구분할까요. to 다음에 동사원형을 쓸 지, ~ing 동명사를 쓸 지 어떻게 결정하느냐는 말입니다. 해석이죠. 해석해봐야 아는 겁니다.
여기선 '이 문구는 ~를 보여주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는 의미가 맞죠? '이 문구는 ~를 보여주는데 익숙하다' 이건 말이 안되잖아요. 그러니까 to show 맞습니다.
2번은 Many of the manufactured products made today contain so many chemicals and artificial ingredients ②which it is sometimes difficult to know exactly what is inside them. 사실 이 문장은 분석 이전에 빨리 답이 보였어야 합니다. 독해 하다가 so 나오면 뒤에 that 나올 것을 예측하며 읽어야 돼요. 생각하기 이전에 그냥 자동적으로 돼야 돼요. 그런데 that이 나오면 딱 좋을 곳에 which가 나왔네요. 그래서 틀린 문장입니다. 분석을 한다면 관계사절 'it is sometimes difficult to know exactly what is inside them' 이 부분에 which가 가리키는 것, 즉 many chemicals and artificial ingredients가 들어갈 자리가 있는지 보면 되겠죠. 그런데 없습니다. 가주어지만 어쨌든 it 나왔고, 진주어 to know에서 동사 know의 목적어로 명사절 what is inside them까지 다 나왔습니다.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때로는 정확히 알기 힘들다', 해석도 깔끔하게 되잖아요.
3번, 4번은 특별할 게 없네요. 4번에서는 'be like, '~과 같다, 마찬가지이다'' 이런 표현만 봐두면 되겠네요.
5번은 동사의 수일치를 묻고 있습니다. is에 걸리는 주어 덩어리는 'The main purpose of food labels'인데 여기서 주어를 딱 하나 고르면 food labels가 아니라 main purpose이죠? 단수니까 is 맞습니다. 이런 거는 헷갈리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