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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학평

[고3 학평] 2020년 10월 29번 어법

by softmachine 2021. 7. 20.

29. 다음 글의 밑줄 친 부분 중, 어법상 틀린 것은? [3점]
Mathematical practices and discourses should be situated within cultural contexts, student interests, and reallife situations ① where all students develop positive identities as mathematics learners. Instruction in mathematics skills in isolation and devoid of student understandings and identities renders them ② helpless to benefit from explicit instruction. Thus, we agree that explicit instruction benefits students but propose that incorporating culturally relevant pedagogy and consideration of nonacademic factors that ③ promoting learning and mastery must enhance explicit instruction in mathematics instruction. Furthermore, teachers play a critical role in developing environments ④ that encourage student identities, agency, and independence through discourses and practices in the classroom. Students who are actively engaged in a contextualized learning process are in control of the learning process and are able to make connections with past learning experiences ⑤ to foster deeper and more meaningful learning.

* render: (어떤 상태가 되게) 만들다 ** pedagogy: 교수법

1. Mathematical practices and discourses should be situated within cultural contexts, student interests, and reallife situations ① where all students develop positive identities as mathematics learners.

수학과 관련된 연습이나 담론은 놓여져야 합니다. 어디에? 문화적인 맥락과 학생의 관심, 그리고 실생활적인 상황 안에 (within). 그리고 이 상황이라는 것은 모든 학생들이 수학 학습자로서의 긍정적인 정체성을 개발시키는 그런 곳.

첫 문장만 읽었는데 느낌이 쎄합니다. discourse 이런 단어 느낌 안 좋거든요. 굉장히 아카데믹한 글이 될 거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듭니다.

situation은 where 관계부사절로 흔히 수식을 받습니다. 'where는 장소 선행사 뒤에 쓴다'고 할 때 그 '장소'가 꼭 눈에 보이는 공간만을 뜻하는 게 아니에요. '상황'도 어떤 일이 벌어지는 무형의 공간/장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where가 자주 쓰입니다.

all students develop positive identities as mathematics learners where = all students develop positive identities as mathematics learners in those situations

관계부사는 in those situations과 같이 부사구의 역할만 하기 때문에, 다시 말해 주어, 목적어, 보어로 쓰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관계부사를 포함한 절들은 소위 '완전한 문장'의 모양을 합니다. all students develop positive identities as mathematics learners은 주어 all students, 서술어 develop, 목적어 positive identities로 구성된 완전한 문장이죠. 여기에 더 붙을만한 다른 핵심 문장 성분이 없어요. the pizza that I made라면 that I made에서 made에 걸려야 할 목적어가 비었죠. 불완전한 문장이라고 합니다. the pizza that looked tasty에서는 that looked tasty에 looked의 주어가 비었죠. 역시 불완전한 문장입니다. 이때의 that은 관계대명사라고 하는 것이고 보셨다시피 이 관계대명사절은 불완전한 모양을 갖게 됩니다. 한번에 이해하려 하지 마시고 찬찬히 읽어보세요. 1번 선지의 where는 맞게 쓰였습니다.

첫번째 문장을 보고 이 글이 수학 교육에 관한 글이다,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은 교육을 하는게 아니라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 정도로 이해를 하면 무난할 거 같습니다.

2. Instruction in mathematics skills in isolation and devoid of student understandings and identities renders them ② helpless to benefit from explicit instruction.

첫 문장에서 좀 불길했는데 이 문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지문 선택이 참 별로라는 것입니다. 이게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고등학생들에게 적합한지도 의문이고 render 동사 다음에 목적보어로 형용사 helpless가 맞는지를 묻는 것도 참 이해가 안되네요. 일단 이 지문에서 explicit instruction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요. 딱 봐도 일반적인 형용사와 명사의 결합이 아니죠. 뭔가 개념이 따로 존재하는 단어 같단 말이죠. (찾아봤더니) 교육학에서 나오는 개념입니다. implicit instruction vs explicit instruction이라고 해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어떤 식으로 지식을 가르치느냐에 대한 방법론이 두가지 있는데, 크게 크게 윤곽을 잡아주고 기초적인 정보만을 제공해서 학습자 스스로 알아가게 하는 방식 (implicit)과 매 단계 단계에 교사가 개입해서 지식을 직접적으로 제공하는 방식 (explicit)이 나뉜대요. 어떤 게 더 효율적인 방식인지에 대해서는 찬반이 갈리고 있고요. 이 지문의 문제가 뭐냐면, 이런 생소한 개념을 다룰 때는 이에 대해서 뒤에 더 자세한 설명을 줘야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다는 겁니다. 낯선 개념을 다루는 지문은 지문 고를때 좀 더 신중하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2번 선지는 render라는 동사가 어떻게 쓰이는지, 목적어 다음에 형용사 목적보어를 취하는지 알고 있는가를 묻는 건데 이 render라는 동사는 문제에서 뜻을 줬다시피 고등 수준 단어가 아니에요. 10종류 정도 되는 모든 교과서에 공통적으로 실려 있는 단어가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뜻을 준 단어의 용법을 묻는 문제를 어법으로 낸다는 건 상식 밖의 일이죠. 알려준 뜻이 make와 같기 때문에 5형식 동사 make처럼 쓰이겠거니 하고 짐작해서 푸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고3 정도 되면 그동안 해온 게 있어서 helplessly는 아니겠구나, helpless가 맞겠구나 하는 정도의 짐작은 할 수 있겠죠. 그런데 render는 목적보어로, 억지로 예를 들자면, to be helpless의 꼴만 취할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요? 제대로 된 문제가 아니에요.

그리고 renders로 주어를 단수 처리한 것도 문장 구조 파악에 어려움을 줍니다. instruction and devoid가 주어인데 이런 경우 보통 복수로 보고 render해줘도 상관 없거든요. 어쨌든 주어진 것에 맞춰서 본다면, instruction in mathematics skills in isolation and devoid of student understandings and identities를 하나의 덩어리로 파악해야 할 거 같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수학적인 스킬 그 자체만을 떼어서 지도하는 것'과 '학생의 이해와 정체성에 대한 결여'를 각각으로 보지 않고 앞의 것과 뒤의 것이 결국 한가지나 다름 없다고 본다는 거죠.

또는 instruction만 주어로 보고 in isolation and devoid...를 instruction에 걸리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그러면 renders, s 붙은 게 깔끔하게 이해되네요. 중요한 분석은 아니지만 이렇게 분석을 할 수도 있다 정도의 시각으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이 글의 필자는 explicit instruction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요?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이죠. to benefit from explicit instruction, 직접적인 지도로부터의 이득, 이라고 했으니까요. benefit이라는 단어를 썼다는 것에서 알 수 있죠.

3. Thus, we agree that explicit instruction benefits students but propose that incorporating culturally relevant pedagogy and consideration of nonacademic factors that ③ promoting learning and mastery must enhance explicit instruction in mathematics instruction.

바로 그 얘기가 나오네요. 직접적인 지도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명시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에) that절 이하의 내용을 제안한다고 하네요.

that절 이하를 보면, incorprating하고 ~ing꼴로 시작을 하죠. 뒤에 바로 명사가 안 왔으니 현재분사일 가능성은 적고 또 절의 첫부분에 왔으니 주어로 쓰인 동명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that절 이하 문장은 아직 고 1, 고 2라면 찬찬히 뜯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기 편하게 that절 이하만 떼어내서 보죠. propose의 목적어로 온 명사절 (목적절)이기 때문에 이 that절은 완전한 하나의 문장이 되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어야 합니다. 주어와 그 주어에 걸리는 동사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동사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보어나 목적어는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겠죠. (독립된 문장처럼 보이도록 첫글자 incorporating은 대문자 처리하겠습니다.)

Incorporating culturally relevant pedagogy and consideration of nonacademic factors that promoting learning and mastery must enhance explicit instruction in mathematics instruction.

자, 이 문장을 보고 incorporating이 동명사 주어이고 must enhace가 서술어 (동사), explicit instruction을 목적어라고 봤다면 잘한 것입니다. 이렇게 봤다면 문제는 거의 맞춘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분석은 that 이하부터 mastery까지는 선행사 factors를 꾸며주는 관계대명사 that절로 봤다는 것이죠. 그러면 저 that은 주격일까요, 목적격일까요?  관계 대명사는 선행사 그 자체이기 때문에 비어있는 자리 (문장을 불완전하게 만드는 자리)에 선행사를 넣었을 때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Factors promote learning and mastery. 라고 살짝 바꿔 생각해 봅시다. 주어로 쓰였으니까 주격이죠? the song that makes me happy에서의 that이랑 똑같다는 얘기입니다. (the song makes me happy)  그러면 주격 관계대명사 that 다음에는 뭐가 와야 하나요. 그 that을 받는 동사가 와야죠. 그래서 여기서는 현재분사 promoting이 아니라 promote가 와야 합니다. 또는 아예 that을 빼버리고 factors promoting... 해도 됩니다. 주격관계대명사를 없애면서 동사를 분사화 해주는 것이죠. 여기까지 이해가 되시나요?

사실 이게 맞는 분석이기 때문에 더 얘기할 필요가 없는데 혹시 다르게 문장을 분석한 학생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 더 적어볼게요. 위의 내용이 다 이해가 됐다면 아래는 안 읽어도 됩니다.

Incorporating culturally relevant pedagogy and consideration of nonacademic factors that promoting learning and mastery must enhance explicit instruction in mathematics instruction.

여기서 factors that의 that절을 동격의 that으로 볼 수는 없을까요? 동격의 that으로 본다면 promoting이 동격절에서의 새로운 주어가 되고 여기 걸리는 동사는 must enhance가 돼서 문장의 얼개에는 문제가 없거든요. 해석도 대충 되고요. 이렇게 장황하게 쓰는 이유는 이게 만약 맞다면 이 promoting은 맞는 표현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 문제는 잘못 출제된 걸까요?

그건 아니죠. 이 that절을 factor에 걸리는 동격절로 보게 되면 Incorporating를 받아주는 문장 전체의 서술어가 없게 됩니다. 뼈대만 남겨보면, Incorporating pedagogy and consideration 하고 끝나버리는 비문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이 분석은 옳지 않은 분석이 됩니다.

고1, 고2 정도에서는 이런 식의 분석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문장 구조가 잘 보이지 않을 때, 이런저런 가능성을 생각해 보세요. 수학 문제 풀 때처럼 논리적으로 고민하다보면 구조가 눈에 보일 때가 있을 겁니다.

이 문제는 여기까지만 할게요. 피곤한 스타일 -_-; 그나저나 고3 10월 학평이라는 건 대체 어떤 의미죠? 수능 보기 한 달 전인데 학생들이 이걸 보나요?

그런데 5번은 봐두는 게 좋겠네요. 4번 선지 문장은 패스.

Students who are actively engaged in a contextualized learning process are in control of the learning process and are able to make connections with past learning experiences ⑤ to foster deeper and more meaningful learning.

students 다음에 who are... process까지는 앞의 students를 꾸며주는 관계사절이네요. students에 걸리는 동사는 are in control of... 랑 are able to make... 이 두개 입니다. 마지막의 5번 선지 to foster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목적 '~하기 위해'로 하면 해석이 되게 어색해집니다. '더 깊고 더 의미있는 학습을 발전시키기 위해 학생들은 학습 과정을 통제하고 예전 학습 경험과의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이렇게 되는데 뭔가 좀 이상하죠. 목적을 나타내는 부사적 용법이 to부정사 용법 중에 큰 지분을 차지하는 건 맞지만 여기서는 어색합니다. 이런 경우 '결과'로 해석하면 잘 풀리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 원어민이 어떤 의도로 썼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결과로 해석한다는 것은 앞의 일의 결과로 뒤의 일이 얻어진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해석 순서는 앞에서 뒤로 순서대로 가게 됩니다.

'학생들은 학습 과정을 통제하고 예전 학습 경험과의 관계를 맺어 (그 결과) 더 깊고 더 의미있는 학습을 발전시킬 수 있다' 이렇게 되는 것이죠.

잘 기억을 해두는 게 좋겠습니다. 마땅히 해석이 안될 때에는 '결과'로. 해석은 앞에서부터 뒤로. 특히 신문 기사 읽을 때 자주 접하는 패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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